"그러구 저러구 둘은 왜 갑작스럽게 헤어진거야"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고 1년전부터 거의 헤어진
상태였는데 미련때문에..."
친구들도 정확한 이유는 알지를 못했다.
단지 미라씨가 강제 추행을 당해 먼저 헤어지기를 원했고
재만이가 계속 거부하다 하는 수없이 3개월전에 이를
받아들였고 둘은 불과 3개월만에 사랑없는 결혼을 번개불에
콩구어먹듯 한것이다.
폐백까지 마친 재만이가 신부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반갑게 신부와 인사를 나누고 재만이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지만 그의 표정은 별로 밝아보이지 않았다.
그는 겉으로는 웃고있었지만 그것은 결코 평사시의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서있는데 분홍색 투피스
정장차림의 미라씨가 신랑과 함께 걸어나오는 것이었다.
재만이와 미라씨는 적쟎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서로 모르는 사람들처럼 시선을 곧바로 돌렸다.
그녀가 자신을 곁을 스쳐 지나가자 재만이는 담배 한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성냥불을 그어댔다.
그의 표정은 이미 일그러진지 오래였고 복받친 감정으로 인해
말조차 제대로 이어가질 못했다.
새로운 신부는 그의 이런 마음을 전혀 모르는지,알면서도
모른채 하는지 연신 환한 미소를 띄며 친구들과 얘기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재만아 너무 심란하게 생각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미라씨가 아니라 신부만 생각해야 한다"
"알아! 이제 거의 어느정도 잊어가고 있었는데..."
그는 손가락사이로 담배가 벌겋게 타들어가 재가 길게 늘어져
떨어져도 의식하지 못하고 멀어져가는 미라씨의 뒷모습만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