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결혼식(2)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차가 많이 막혔다.
오전에 여유있게 출발한다고 서둘러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가 훨씬 넘어서야 예식장에 겨우 도착했다.
허겁지겁 명문 예식장 정문에 서있는 게시판을 쳐다봤다.
"응 오후2시 몇층이더라 저기있군
신부 진미라 2층 홍실..."
신랑과 신부가 퇴장하기전에 얼굴이라도 보기위해
부리나케 뛰어올라갔다.
"예식이 끝나버리면 안되는데 이런 낭패가 있나?"
급한마음에 식장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에 온몸이 그자리에 정지되버렸다.
"가만 재만이와 미라씨가 헤어졌쟎아
그런데 왜 미라씨가 여기서 결혼식을 올리지
둘이 다시 뭉쳤나?"
순간 퇴장하는 신부와 얼굴이 마주쳤고 그녀는 무척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외면하듯 고개를 돌렸다.
"가만 저기있는 신랑은 재만이가 아니쟎아
그럼 뭐야 이녀석이 미라씨 결혼식을 알려준거야"
무엇이 어떻게 된건지 알수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고
이성이 육체에서 빠져나간양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정신을 겨우 가다듬고 계단을 걸어내려오고 있는데
대학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드리워졌다.
"어케 된거야
재만이는 안보이고 미라씨가 결혼식을 올리고 있냐?"
"너도 봤구나
재만이가 안보이는 것이 아니고 재만이는 3층,
미라씨는 2층에서 결혼식을 올렸어"
"아니 어찌 이런일이"
"우연이겠지.. 설마 일부러 그렇겠어
재만이한테는 얘기안했어 속상해할까봐"
진짜로 질긴 인연이다. 헤어져서 올린 결혼식도
같은 날에 같은 장소에 그것도 모자라 같은 시간에
올렸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