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관광버스는 거의 막힘없이 서울을 향해 내달렸다.
류인은이가 오늘 행사가 무척 즐거웠던지 와이셔츠
단추구멍만한 눈이 더욱 감겨졌고 입은 양귀에 걸렸다.
"야 오늘을 깃점으로 우리 자주 만나자!
막연하게 형식을 갖춰서 만날 생각말고 진유호가
축구를 잘하니까 언제 구장 하나 빌려서 볼이나
한번 차자!"
동기들과 함게 어울리며 장시간을 같이지내서인지 버스안
분위기는 무척 화기애애했으며 내일부터 동기회가 무척
활성화될것같은 섵부른 예감마저들었다.
몇몇동기가 눈에 뜨지 않아 주욱 들러보니 이만희가 무척
피곤했던지 창문에 두발을 걸친채 골아떨어졌고
진유호가 오전내내 이빨을 푼데다 상하이트위스트까지
추느라 힘이 들었던지 의자에 머리를 박고 잠을 취하고
있었다.
김용균,김갑환,김준호등 3김씨와 맥주잔을 주고받으며
20주년 행사,대학때 아가씨 꼬시던 일,자식들자랑
등의 얘기를 나누었다.
한결같이 오늘 행사준비하느라 수고한 김용섭회장,한상국
재경회장,이상진 준비위원장등 집행부임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불경기로 매우 어려운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원을 아끼지않은 동기들 모두에게 무척 놀랐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이번 기회로 대고 동기회가 형식적인 모임이 아닌
실질적으로 활성화된 모임으로 나아가는데 일조를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차창밖으로 20년전의 아련한 고교시절의 모습들이 빠르게
투영되며 지나갔다.
아래위 까만 교복에 검정 운동화를 신고 삼색 흰줄
선명한 모자를 겨드랑이에 낀채 국방색가방들고
떨래떨래 다녔던 고교시절....
실력은 없어도 대학은 가겠다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술이 잔뜩 취한 이성림 교련선생님이 고생하는게
안쓰럽다며 볼을 비벼주던 고3시절...
오늘 20주년 기행은 나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가져다준
추억여행이었으며 고향여행이었다.
"그나저나 은사님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다행이야"
맥주한병을 단박에 나발불은 김갑환이가 개슴츠레한 눈을
껌뻑거리며 말을했다.
"그렇지! 그것은 우리복이야 복!
그나저나 은사님들이 모두 만수무강해야 할텐데"
어느덧 차창밖은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해졌고
두레관광버스는 서울톨케이트를 향해서 막바지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