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5분 특별히 이번 모임에 미리 준비할 것은 없지만 약속 시간보다 좀 일찍 모임장소에 도착하였다. 역시나 이 모임에 애착(?)이 많은 몇 몇 친구들이 벌써 나타나 진을 치고 있었다. 제일 먼저 도착했다는 우리들의 삼촌(?) – 본인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많은 친구들이 오늘 그를 이렇게 불렀다 – 이훈정, 강남역 부근에 직장이 있어 함께 같은 버스를 타고 도착했다는 심인보, 김종갑, 허용견, 이들 4명 이었다.
친구들이 한 두 명씩 나타날 때마다 반가운 탄성이 터져 나오고 서로 반가운 마음에 악수하며 안부를 묻느라 입구에서 방명록 관리와 회비 징수를 도와 주는 부회장 심인보를 건너뛰고 우리들이 있는 테이블 쪽으로 바로 걸어오는 친구들 때문에 인보는 양쪽 테이블 사이를 여러 번 왔다 갔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모임에 참석할 때 자기 혼자만 나타나지 말고 주변 친구들을 데리고 함께 올 것을 이메일을 통해 전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2반의 이창진, 장래수, 장환순 등 3명은 동시에 쨘! 하고 나타나 반가움을 배가 시켰고, 같은 2반인 심규완은 회사의 부서행사(?)의 유혹을 뿌리치고 근무지인 용인의 건설현장에서부터 버스를 갈아타며 2시간이나 걸려 달려왔다고 한다. 졸업 후 처음으로 많은 친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3반의 현태인 – 삼성전자에서 제4세대 휴대폰 기술로 채택이 유력시 되는 HPi(High-speed Portable Internet)라는 무선통신단말제품을 개발하느라 머리를 많이 썼는지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반짝이는 머리속이 훤히 보이는 모습에 이성학, 이훈정 등은 동족이 나타났다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또, 너무나 바쁘게 사느라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는지, 지역적으로 너무 멀어서 였는지, 아니면 연락이 안 되어서 였는지 오랫동안 보이지 않다가 나타난 친구와 졸업 후 처음으로 모임에 나타난 친구들 - 심규완, 정원호, 현태인, 백창희, 한민수, 정근석, 최진섭, 박재현, 이용운, 이기철, 김진구, 이재갑, 김경식 - 이 참석하여 더욱 더 반갑고 뜻 깊은 자리가 아니었나 한다. 물론 이들 중에는 그 동안 반창회나 지역모임에 잘 나온 친구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모임엔 오랜만에 나타났기에 반가운 마음에 이들의 이름을 언급해 본다.
다만, 참석하기로 했던 대전의 김용섭 회장, 이상진 고문, 한우찬 총무가 갑자기 일이 생겨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움으로 남기로 하였지만 다음 번 모임에 참석한다고 하니 그 때를 기약하며 아쉬움을 접는다.
여러 가지 음식과 술을 마시며 갖가지 얘기를 안주 삼아 얼굴이 불그레해 질 무렵, 임원진이 그 동안의 경과보고와 차 후에 있을 행사 내용등에 대한 소개를 하고 각 반 별 참석자 소개를 하였다. 이 때가 되면 항상 1반 친구들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음에 아쉬워 하였는데 오늘도 역시나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다음 번 모임엔 1반 친구들이 많이 참석하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을 기회로 다른 반 친구들이 주변의 1반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다음 모임에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
이 날 청산 유수와 같이 말을 풀어 나가는 이동인 회장의 인사말 –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고 좋은 의미의 얘기인 것만은 확실한데… - 에 다들 감탄사를 연발하며 언제 그렇게 언변이 늘었냐는 둥 칭찬(?)을 해대고, 늘 같은 건물에서 일하면서 탤런트나 가수, 개그맨들을 보고 배워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좌중을 주도하는 멋진 제스춰와 매너로 오늘의 분위기를 한 껏 달아오르게 만든 KBS에 다니는 최희석의 노래로 우리들의 장기자랑은 시작되었다.
한 두 번 끊어지기는 하였지만 계속되는 노래방 기계의 반주에 맞춰, 마이크를 돌려가며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한 쪽에선 무슨 할말들이 그리 많은지 밤이 깊어 가는 줄 모르고 술 잔을 부딪히고 기울이며 우리의 모임은 계속되었다.
아래에 참석자 명단을 보면 알겠지만 10명으로 제일 많이 참석한 12반에게는 회장이 금일봉을 시상하고 11월16일(화) 2004년도 제 4차 모임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며 손에 손잡고 교가를 힘차게 부르며 이날의 공식적인 모임은 막을 내렸다. 간단히 맥주로 2차를 하기로 하고 부근 호프집에서 다시 헤쳐 모여보니, 급한 일이 있는 2~3명을 제외 하곤 모두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선 깜박 잊고 시상을 못한 장기자랑에 대한 시상을 하기도 하였다. 여러 친구들의 지지를 받은 최희석이 1차 후 집에 먼저 가는 바람에 노래를 2곡이나 부르며 장기자랑에 기여(?)를 한 “인환정”에게 10만원 상당의 “혈액건강검진권”을 시상하였다. 한상국 고문이 원장으로 있는 강남성모내과에서 혈액을 통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상 이었다. 이는 물론 모임에 즐거움을 더 하게 하기위한 한상국의 협찬으로 만든 상 이었다.
호프집에서의 2차 후에는 12반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의 시샘을 받으며 당일 받은 상금으로 3차로 자리를 옮기며 간단한 반창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물론 아쉬움에 몇 몇 친구들은 남은 친구들을 수습하여 한 잔 더 하기도 하였다.
이번 모임을 주최하는 임원진의 입장에서 볼 때, 참석자 수가 전에 비해 늘지 않고 비슷한 수준이라서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2월26일 모임엔 46명이 참석하였고, 5월5일 가족의 날엔 가족을 뺀 동기들만 47명이 참석하였는데 이 날은 바쁜 업무로 나중에 뒤늦게 2차에서 합류한 최기록과 박재현을 포함하여도 총45명이 참석하게 되었다. 내심 60명은 넘게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가 꺾여 섭섭하기는 하였지만 역시 방심은 금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었다. 평소에 잘 나오던 친구들은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만 보냈었는데, 이 날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개근상을 줘도 될 만한 친구 10여명이 참석하지 않아 새로운 참석기록을 수립하고자 하는 임원진의 열망에 발등을 찢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에구! 아파라.). 할 수 없이 신기록 수립은 다음 번 모임으로 넘겨야겠다.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꾸만 새로운 친구들이 나타나 저변이 확대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이 오늘의 모임을 정말로 뜻 깊고 즐겁게 느끼고 돌아갔다면 다음 번에도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기에 그리 실망스럽지는 않다.
아래에 이 날 참석한 친구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많은 친구들이 총 동창회에서 주최하는 10월 24일(일요일) “대전고동문 친선등반대회(공주산림박물관에서)”에 가족과 함께 참석하여 꿩먹고 알먹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또, 62회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