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31일에 재경 62회 정기모임을 하고 올해 들어 처음 맞은 재경 정기모임이라 그런지 많은 친구들이 찾아왔다.
그 동안의 모임 은 충무로역이나 강남역 부근으로 장소를 정하다 보니 인천, 부천, 시흥 등수도권 서남부 지역에 위치한 친구들이 모임에 참석하고자 하여도 2시간 이상 걸리는 이동거리로 인하여 참석이 어렵다는 불평과 원성이 자자하여, 그렇다면 이 친구들에게 기회를 한번 줘봐야 하지 않느냐는 회장단과 주변 친구들의 지지를 얻어 처음으로 영등포역 근처 청해수산이라는 횟집에서 모임을 갖게 되었다.
원래 이 횟집을 예약할 때 가장 큰 방을 요청하였는데 이방의 수용정원이 24명이었다.
모임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통하여 보내고 나니 이곳 저곳에서 응답전화와 문자가 쇄도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이 모두가 참석하겠다는 내용은 아니고 이 중 반은 참석하고는 싶지만 부득이 회사 일이나 가족과 관련된 일들로 불참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전에 없이 많은 응답 전화와 메시지를 받으니 이번에는 분명 많은 친구들이 올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차로는 평소 연락이 잘 안되고 참석하지 않았던 친구들 위주로 연락을 하고, 이차로는 인천, 부천, 영등포구, 양천구, 구로구 관악구등 영등포역에 인접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회사가 있는 친구들 위주로 연락을 취하니 역시나 호응도가 예전과는 다르게 높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예약한 횟집을 방문하여 더 큰방이 필요하니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 하였더니, 우리들만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앰프와 함께 카페트가 깔린 3층 예식장의 피로연장을 내 주게 되어 다른 손님들 눈치 볼 필요 없이 크게 떠들고 놀 수 있는 환상적인 장소가 마련되어 모임의 말미에 참석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우리모임에 아주 안성맞춤인 장소라고 좋아하였다. 아무래도 다음 번 모임도 여기서 해야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네트웍 프린터가 말썽을 부려 회사 일을 생각보다 늦게 마치고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늦지않으려 나도 함께 마음으로 뛰며 모임장소에 약속된 7시30분보다 7~8분 정도 일찍 도착해보니 벌써 10여명의 친구들이 자리를 잡고 왁자지껄 떠들고 있지 않은가 - 이건 전에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약속시간보다 한참 늦게 나타나던 것이 정상으로 알고 있었는데…...
놀란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아래의 참석자 명단을 보면 알겠지만 평소에 보지 못했던 반가운 얼굴들이 새롭게 등장하게 되어 모두가 20여년 전의 옛 추억을 떠올리곤 달라진 모습에 신기해 하며 음식이 맛이 있는지 없는지 개의치 않고, 연거푸 소주잔을 부딪히며 몇 잔이나 마셨는지 셀 정신도 없이 그렇게 밤은 깊어 갔다.
3~4년 전 재경 모임을 하던 초창기에는 불어반, 독일어반 간의 교류가 거의 없던 고교시절과 졸업한지 오래되어 많이 들 변해버린 연유로 인하여 서로가 서로를 잘 몰라서 한 동안 명찰을 차고 만났던 적이 있었다. 이제는 모두가 친해지고 알아보게 되어 더 이상은 명찰 같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으나, 오늘은 새로이 나타난 친구들로 인하여 명찰이 간절히 생각나던 날이었다.
평소의 재경 모임엔 20~30명 가량의 골수 분자들 위주로 참석하여 자기소개나 명찰이 필요 없었지만, 오늘만은 New Face들로 인하여 다시 한번 반별로 자기 소개의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반별 참석자 현황은 아래와 같다. 총 46명이 참석해 주었는데 대전에서 이영문(3반)과 이선형(11반)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이동통신사의 번호 이동성제로 LG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가입자 할당량이 떨어져 도와달라는 이창진(2반), 부동산투자에 대해 상담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농협중앙회의 송남호(2반), 전남 영광에 살다가 얼마 전에 서울로 발령 받아 올라온 이상민(3반), 친구들이 많이 나와 기분 좋게 취했으나 4반이 3명 밖에 나오지 않아 말이 꼬여버린 김종갑(4반) 전회장, 오늘이 아들들의 생일이라서 가족과 함께 보내야 했으나 친구들 모임을 찾은 백승호(5반)와 김진흥(8반), 자신이 조종하는 비행기에 친구가 타면 최고의 서비스를 약속한 이종후(6반), 12년 간의 미국 유학과 직장 생활을 마치고 1년 반 전에 국내로 들어와 삼성전자에 수석연구원으로 오랫만에 나타난 임용제(7반), 최근에 현대자동차 성북지점장이 된 정진문(7반), 회사를 새로 차린 이만희(9반, 밸런스인베스트먼트 대표), 1년 반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초기회장 최기록(11반), 미국으로 이민가서 업무차 들어왔다가 운좋게 참석한 양종국(11반, 와우테크 미국법인 대표), 예전 명함엔 기획실장이라 되었었는데 상무로 된 명함을 들고 나타난 전상표(12반)…….등 등 기억력의 한계로 이정도 밖에 쓸 수가 없구나.
여하튼 모두가 돌아가며 소개하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모두들 헤어지기 싫어서 인지 자리를 옮겨 2차로 길 건너 호프집으로 헤쳐 모였는데 시간이 11시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다시 참석해 주었다. 그 동안 11반이 가장 많은 참석자를 낸 반 이었는데 오늘은 모처럼 12반이 11반과 동수이지만 가장 많이 모인 반이 되었음을 자축하려 자기네 끼리 3차를 간다며 사라졌다. 오늘 1반, 6반, 10반이 부진하였는데 이들 반의 분발을 촉구하며 다음 모임을 기약해 본다.
오늘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서인지 모두가 기분 좋게 헤어지게 되었다. 여러 친구들의 얘기를 종합해 판단해 보면 다음 번 모임은 더욱 많은 친구들이 참석할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나의 욕심이 될지 모르겠지만 재경 정기 모임(1년에 4회)에는 항상 50명 이상이 참석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100만원 가량의 1차 음식값은 회장인 이동인(3반)이 부담을 하였고, 2차 비용을 각자 낸 회비로 지불하였다. 이지면을 빌어 이동인 재경회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 오늘의 모임이 성황리에 끝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김갑환(5반) 부회장과 심인보(12반) 부회장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