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10km에 도전했다.
아니 도전이라기보다는 다시 참가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 가서 참가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집 안방에서 이런 큰 대회를 열어주시니
그저 감사하고 황송할 따름이다. 다른 곳에서 한다면 아마 내 성격상(좀 늦음-게을음) 백이면 백 가지않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또 이곳에서 이런 좋은 마라톤대회가 있다는 사실이 지난 1년을 기쁘게하고 설레이게도 했다. 작년에는 10km를 달리며 너무나 힘이 들었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1:5:45) 너무 크게만 느껴지는 10km가 온통 머리를 어지럽게 했었다. 연습을 많이 했었지만 마지막에 무릎이 아파서 보름간을 쉬고 달리려니 너무 힘들었었다. 그때의 보람은 그래도 전혀 쉬지않고, 걷지도 않고 아주 살살 달렸다는 사실이었다.
올해는 아프지도 않았고 2주전부터 연습도 간간이 했다. 체중이 좀 나가서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그래도 작년만큼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다리 위에서 신풍고 선생님의 격려도 있었다. 기록도 많이 단축되었다.(53:30)
달리기를 끝내고 천천히 자동차로 와서 교회갔다가 오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농고 앞으로 가 보았다. 벌써 full course 주자들이 농고 앞을 지나 고성 저수지 쪽으로 한참을 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참 빠르다고 생각하고 계속 뚝방길을 따라 금강대교까지 오는데, 길게 늘어선 주자들이 계속 달리고 있었다. 거기까지만해도 2,3km는 족히 늘어서서 달리고 있는 것이다. 대교를 건너 논산쪽으로 올라가는데, 그곳에서 어떤 선수가 너무 더운지 윗옷을 벗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면서 날씨와 싸움하듯이 뛰는 모습이 작은 감동을 주었다.
논산길로 가다가 u턴하여 천안-논산 다리 위에서 청벽쪽으로 바라다 보았다. 주자들의 모습이 끝간데 없이 늘어서서 달리는 것 같았다. 장관이다.
금강 이편, 집사람 고향인 사송정에서 감을 따 먹으면서 아이들과 강 저편을 보니 아직도 발걸음을 옮기는 주자들이 계속해서 보인다.
내가 10km를 달리고, 이곳에까지 왔으니 벌써 2시간은 족히 되었을 시간인데 아직도 뛰는 그들의 모습이 아주 큰 감동을 주며, 왜인지도 모르게 같이 달리고만 싶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늘 주일 낮 예배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달리는 모습을 통해서
자신에 대한 도전에, 묵묵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게 해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기쁨을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또 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다시 또 많은 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함께한다는 기쁨을 가질 수 있다는 소망
그리고 내년에는 half에 한 번 도전해볼까하는 기쁜 즐거움
이런 모든 소박한 꿈을 갖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모든 course를 완주하신 분들과
작년에 힘들게 레이스를 펼치더니
올해는 당당하게 full course를 완주하신 공주여고 김관수 선생님,
마라톤 동호회를 만들어 10여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출전하신 금성여고 박용주 선생님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대회를 주관하신 동아일보사, 충청남도, 공주시, 도움이들께 감사하고,
힘들게 교통을 통제하고, 정리하시느라 고생하신 교통경찰관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