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10월 하순 오후5시..
군용버스에 몸을 실은채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다.
버스는 꼬불꼬불 산길을 굽이굽이 돌며 위로만 향하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레유"
"글쎄요 보아하니 북악산근처인것같은데.."
"서울은 서울이지유"
옆에있는 한사병이 무척 한심한듯 눈을 내리떴다.
버스는 그후로도 한참을 더 올라간뒤 이상한(?) 부대앞에 정차했다.
늦가을의 세찬 칼바람이 부대전체를 휘감고있었고 공기소리도
들릴정도의 적막감이 강하게 짓누르고있었다.
가끔씩 귀신도 왔다갔다했음직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여기가 우리가 근무할 자댄감유"
"글쎄요 그런건같진 않은데요"
"그러면 뭐땀시 우리가 여기에 왔데유"
"자대가기전에 받는 교육같은것 아닐까요"
위병소를 통과하고 부대안을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아연 까무러칠뻔했다.
수명의 빨간모자의 유격조교들이 열중쉬엇자세를 한채 우리를 기다리고있는것이었다.
그중에서도 맨가운데-키190센티,몸무게 100키로, 세면기만한 면상에
보통사람두배정도의 왕방울눈-한조교가 기분나쁜 미소를 진채 째려보고있었다.
그의 이름은- 나중에 안것이지만- 이무영이고 조교중 가장 고참이며,
가장 악질인것으로 소문이 자자한자이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 공포의 이무기인것이다.
"이새끼들이 군기가 빠져버렸어
지금부터 선착순 3명,출발"
입소하자마자 기합이니 기가막힐노릇이다.
뭔가 군대생활이 매우 힘들어지겠다는 느낌이 뇌리에 강하게 스쳤다.
선천적으로 달리기에는 전혀소질없는 나로서는 선두진입을 아예 포기하고
눈치만 슬금슬금보다 중간부분에서 돌아나오는 행렬에 슬쩍 무임승차했다.
"이자식이 어디서 나를 속이려고해 이리나와"
이무기는 나의 온몸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항공모함같은 발이 몸을 강타할때마다 예전에 전혀 느껴보지 못한 충격이 감지됐다.
"여러분들의 정신상태는 매우 썩었다.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전부 따불백을 입에 물고 오리걸음앞으로..."
30여도의 경사도를 3키로는 족히넘을 따불백을 입에문채 오리걸음으로 올라가자니
입안에 감각이 점점없어지고 허리가 끊어질정도로 통증이 엄슴해왔다.
수방사보충교육대 입소교육은 처음부터 나를 힘들게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