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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
2008-07-31 13:38 /
Hit.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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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8월 초순경.....
땅거미도 안보일 정도의 야심한 밤에 친구 정열이랑 대추나무 김영감집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진슥아! 이리 야밤에 대추를 서리해야 쓰겄냐?"
"임마! 김영감이 얼마나 지독한데..지난번 헌정이가 낮에
대추털다가 걸려 엄마한테 작신 두들겨 맞고 돈까지
물어줬쟎아!
또 경남이형도..제병이성도..."
"긴디..우리도 안걸릴까?"
"바보..지금 김일 프로레스링 하쟎아..영감이 제일 좋아하쟎아"
연두색과 빨간색이 반즘 섞인 대추는 달착지근하고 수분이
풍부하여 별다른 간식거리가 없었던 우리에게는 최고의
군것질거리였다.
당시 간식거리라고는 개떡과 파우다 팍팍 집어넣어 만든
노란빵,달고나등이 전부였고 보리밥먹고 3시간여가 흘러
허기마저 지니 얼마나 대추가 먹고싶었을까???
"정열아 엎드려..담을 넘어야하니"
수령이 50년은 족히 넘는 김영감집의 대추나무는 어른 키만한 담보다 한1미터정도 더 자라서 월담을 한후 담위에 서야만 대추를 딸수가 있었다.
팔에 힘을 주고 배에 힘찬 반동을 주며 담위를 올려서는순간 내얼굴앞에 뭔가 이상한것(?)이 펼쳐졌다.
평소보다 동그란 눈으로 빤히 쳐다보는 김영감의 얼굴이었다.
"으아아!!"
"진슥아 왜그래!!"
"도망쳐!!!김영감이야!!!"
바닥으로 나뒹글자마자 냅다 내달렸고 정열이도 황당하면서도 놀란 표정으로 부리나케 뒤쫒아왔다.
"저노므 영감테기...그시간에 눈을 동그랗게 뜬채 대추나무를 지키고 있었던 거야
치사해서 대추 안먹는다..치사해서라도.."
다음날 아침..
엄니와 같이 들마루에 앉아 평상위에 책을 펼쳐 방학숙제를 하고 있는데 꽃상여가 윗마을로 향하는 것이 눈에 띄웠다.
"누가 돌아가셨어요"
"대추나무 김영감이 돌아가셨다는 구나"
"예!!!왜요?"
어제까지 대추나무를 깐깐하게 지키던 김영감이돌아가셨다는 말에 놀랍기도 하거니와 황당해서 눈을 동그할게 뜨고
엄니옆으로 바짝 붙으며 물었다.
"왜긴..하나밖에 없는 아들때문이지..할머니 돌아간시다음에 아들이 돈달라고 행패부리고..때리고..부수고..하도 속을 썩이니께.."
"언제 돌아가셨는데 오늘 상여가!!"
"어젯밤에 대추나무에 목을메서 자살을 하셨다는구나!!
그렇게 대추나무를 애지중지하더니..쯧쯧"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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