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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
2005-04-25 19:44 /
Hit.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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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오지 도로는 막히는데... 거기에다 싸움까지 하니 승객들
의 짜증은 이미 도를 넘어선것 같다.
버스는 그럭저럭 별사고없이 남구로역까지 왔는데 고만 갑자
기 끼어드는 차때문에 급정거를 했다.
열받은 기사가 창문을 열어 버럭 욕을 해대더니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나 차문을 열고 튀듯이 나갔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가운데 서로 삿대질을 날려가며 마구
욕설을 퍼부었고 열을받아 무척 더웠는지 버스기사가
갑자기 웃옷을 홀라당 벗어버리는 것어이었다.
"쟤 왜그래! 왜 옷까지 벗는거야"
차안의 승객들은 처음에는 황당해하더니 이내 재미있는양
시선을 차앞쪽으로 고정시켰다.
기사는 멱살을 잡고 흔들며 주먹으로 치려는 시늉을 했고
상대방은 칠수있으면 쳐보라고 얼굴을 들이댔다.
그러나 잠깐 재밌던 싸움 구경은 주위의 클락숀 소리와
고성으로 난장판이 되면서 스트레스로 돌변했고 승객들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졌다.
얼마나 화가났으면 그들은 단체로 앞쪽으로 몰려와 마구 클락
숀을 울려대며 소리쳐 항의했다.
"아저씨 갈거야 안갈거야!
이 양반이 해도해도 너무 하쟎아
운전하다 말고 이게 무슨 짓이야...비오는데 웃통이나
벗고 말이야"
승객들의 항의가 너무 의외였던지 기사는 놀란 표정을 짓고
이내 멱살을 풀더니 옷매무새를 여미며 황급히 버스에
올라탔다.
정말 죄송합니다란 기사의 사과의 말을들은후 승객들은
그제서야 화를 플고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거듭되는 싸움(?)에 패한후 기가 죽어서인지 기사는 좀전까지
의 난폭운전을 버리고 편안히 차를 몰아갔다.
오랜만에 느끼는 꿀맛같은 휴식(?)에 나도 모르게
잠이 스르르 들었고 정류장을 지나쳐 종점까지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나는 평소같으면 50분이면 올수있는 집을 3시간이
다되서야 겨우 도착할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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