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인가 76년인가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지만..
나라 전체를 공포로 몰고갔던 연쇄 살인강도 사건이 있었다.
바로 이종대,문도석 사건으로 택시강도에 수퍼주인을 살해했고
금은방주인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하는등 남녀노소, 장소,
밤낮가리지않고 살인강도를 저지르는 통에 국민모두가 불안에
덜덜 떨정도였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나서 내무부장관에게 검거를 지시하고
국무총리가 전담 경찰서를 방문해 독려할정도이니 얼마나
큰사건인지 능히 짐작이 될것이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법.. 그들의 신원은 하나씩 밝혀지기에 이르렀고
경찰 2개중대가 그들의 집을 포위했다.
빌라 아래위층에 나란히 살던 범인들은 투항하라는 경찰의 권고에
소총을 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했고 이러한 장면들은 텔레비죤
속보로 실황중계되었다.
결국 이종대는 처자식을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굴레속에 살게
할수없다며 동반 권총자살을 선택했고 문도석은 나처럼 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댄채 방아쇠를
당겨댔다.
당시는 연좌제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어서 이종대의 행동은
다소는 이해가 됐지만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가족들마저
죽여야만 했던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결국 처자식의 인생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처자식의 것이라며
자신만 죽은 문도석이가 더 옳았다고 생각들 했다.
여하튼 사건자체로 한동안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더니
사건 종료후에는 처자식인생은 처자식의것이란 말로 한참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곤했다.
2003년 7월18일에 있었던 인천 일가족 4명,투신자살사건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34살된 엄마가 카드빛과 생활고에 못이겨 7살과 3살된 딸 둘을
14층 아파트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고 자신은 6살난 아들과 함께
뛰어내려 버린것이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물론 카드빛과 신용불량에,가난에 쫓기여 얼마나 험난한 고생을
했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생각해보면 적이 이해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다손 치더라고 이제 10살도
채안되는 애들의 인생을,그것도 3명씩이나 무자비하게 꺾고
집단자살을 선택했어야만 했는가?
선량한 사람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살인마 문도석이도 그런 극한
상황에서 처자식의 인생은 처자식의 인생이라며 살길을
열어주었는데....
애들의 인생은 부모가 죽이고 살리고 할 권리가 없다고 본다.
죽고 싶으면 본인만 죽었어야지 살고싶다는 어린 자식들을 강제로
아파트 창문에 집어던져 죽인것은 엄연한 월권이자 살인행위로
밖에 볼수없다.
오늘 일요일 아침은
14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며 살려달라고 발버둥치는 애들의 절규가
귓전에 맴도는것 같아 마음이 무척 우울한 아침이다.
오랜만에 얼라들을 데리고 책도 사주고 맛있는것도 사줘야겠다.
그래야만 우울한 맘이 다소는 풀릴것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