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애들을 어거지로 깨워 데려와서인지 양재역까지 오는
전철안에서 조느라고 난리들이다.
그런상태에서 비까지 주적주적 내려 마음을 무척 심란하게하더니
환승주차장근처에 세워진 두레관광버스주위의 극심한 혼잡이 사람을 더욱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여러종류의 관광버스가 한 200여미터 정도의 버스전용차선을 전부
점유하고 있으니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가 제대로 갈리 만무했고
그사이에 택시와 자가용이 갇히면서 시끄러운 클락숀 소리와 욕설만 난무했다.
5월 봄비가 여름장마비와 경쟁하듯이 제법 굵은 장대비가 우두두둑
쏟아져내렸고 그바람에 날씨는 뚝떨어져 가뜩이나 침체된 기분을
더욱 을씨년스럽게했다.
버스는 교통경찰의 단속에 이리저리 유턴을 하며 도망다녔고
결국 예정된 출발시간에서 35분이나 늦은 8시5분경에야 겨우
출발할수 있었다.
재경총무 김선태가 걱정스러운듯 창문을 열며 입을 열었다.
"한150여명 예상하고 있는데 비가와서 많이들 올는지 걱정이다"
"너무 걱정하지말아라 올넘은 다올거다"
출발직전 이동인과 류인은이가 가족을 데리고 뒤늦게 버스에
올라탔다.
비오는날 아침일찍 나왔고 버스가 단속을 피해 도망다니는 바람에
- 다소 헤메서 그런지 모두들 지친 표정이다.
"오늘같은날 가족들 데리고 온 동기들은 상줘야되"
기흥에서 사업을 하고있는 진유호가 특유의 이빨을 선보이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이빨은 제조업경기 부진부터 시작하여 고의부도사례,주식해서
날린일,하루에 축구를 3게임(3시간)뛴일,아들과 컴퓨터 체스하는데
안물려줘 꿀밤한대 먹인일등으로 연속해서이어지며 1시간이상
지속됐다.
진유호의 달변은 과거 은사님들에대한 회상으로 이어져 또다른
1시간을 향하여갔다.
"김낙중 교정선생님 얘기인데 ....
한번은 대고 교문앞에 어떤놈이 똥을쌌는데
화가 잔뜩난 교장선생님께서 조회시간에 말씀하시기를`어떤넘이
교문앞에똥을 쌌는데.. 그런 싸가지없는넘..똥도굵어! 세상에
어른 팔뚝만해 ! 그런똥을 '
그분 말씀이 얼마나 웃기던지 아직도 기억이나!"
그러자 이번에는 류인은이가 간질간질하던 입을 열었다.
"정완영 교감 선생님은 어떻구!
우리 2학년 수학여행때 갑자기 잘시간에 우리방에 오셔서
소주한잔씩 따라주며 `술은 어른들한테 배우는거야' 말씀하신뒤
카셋트 음악에 맞춰 막춤을 추신후 `춤이란게 별거있어!
이리 흔들면 춤이지 나처럼 흔들어봐!'
그때 우리모두 음악에 맞춰 막흔들웠쟎아!"
"그러구 저러구 그때 그은사님께서는 모두 건강하실까?"
나창현과 이만희도 얘기에 끼어들면서 대화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고 버스는 막힘없이 죽암을 거쳐 대전으로 빠르게
달려나갔다.
